The Q#7(도균, 승욱, 아네싸, 저스틴)

전나환, 〈The Q#7(도균, 승욱, 아네싸, 저스틴)〉, 2019, 캔버스 유화, 145×102 cm

The Q 시리즈는 2018년도부터 작가가 퀴어 Queer, 앨라이 Ally, 비퀴어 등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들을 그룹으로 묶어 초상을 제작하는 시리즈 작업이다.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아는 사이기도, 전혀 모르는 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두 같은 방향을 응시하고 있다. 2019년 개인전 당시 작가는 초상의 모델들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여 한쪽 벽면에 레터링 작업을 하고 <퀴어론>이라 작업명을 붙였다.

 

 

도균 :

퀴어를 ‘누구;라고 말할 수 있고, 퀴어함을 ‘어떤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퀴어가 아닌 것 같다.

승욱 :

이 모든 마찰들이 결국 권력의 소유, 주도권을 누가 잡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퀴어들끼리 조차도 ‘네가 남성이고, 게이라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말을 하게 되는데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직은 우리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의견을 내기보다는 끊임없이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 최근의 청소년들과 20대들은 신인류인 것 같다. 이 세대들은 굉장히 이 부분에 대해 열려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아네싸 :

나한테 자주 던졌던 질문이다. 나는 대체 드랙퀸을 왜 하고 있을까? 너무 힘든 작업이고 꾸준히 한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SNS에도 ‘포기를 못하겠어, 아네싸 너는 포기가 되니?’하고 썼었다. 그냥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또 내 감정이 들어가 있기 떄문에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그간의 활동들을 떠올리며 계속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인터뷰 일부 발췌

 

 

전나환

작가는 2015년 한국 게이 커뮤니티인 ‘친구사이’와 현재의 동료들과 만남 이후 본격적으로 게이인 자신의 성정체성을 작가적 정체성으로 성립하여 게이 남성상의 포맷을 전유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방식의 작업을 전개했고 국내외의 LGBTQ 이슈를 다룬 그래픽 작업과 페인팅 작업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LGBTQ 관련 단체와 협업을 진행했고, 2017년부터 디자이너 이경민, 에디터 김철민과 함께 게이 커뮤니티 내의 HIV/AIDS 이슈를 더 가까이서 듣고 이야기하는 무가지, <FLAG paper>를 격월간으로 발행하고 있다.  전시로는 단체전인 <오늘의 쌀롱전> (2014커먼센터)의 참가를 시작으로 개인전 <We’re not dreaming>(2015커먼센터), <Bigger than the mountains!>(2016갤러리메이) 등이 있다.

 

* 본 사진은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