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라이프(Wildlife)

수나우라 테일러, <와일드 라이프>, 2014, 30 × 30 cm, 사진 위 유채. Courtesy of the artist.

“동물을 둘러싼 억압과 장애를 둘러싼 억압이 서로 얽혀 있다면, 해방의 길 역시 그렇지 않을까?” 작가, 예술가이자 장애운동가, 동물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해온 수나우라 테일러는 선천성 관절굽음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장애인 당사자로서 이어온 날카로운 통찰을 자기 자신의 몸을 넘어 비인간 동물들이 겪는 억압과 폭력으로 확장한다.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에서 출발하는 한편, 작가는 그 비판의 ‘인간 편향성’을 넘어선다. 비장애중심주의는 장애가 없는 ‘비장애 신체성(abled-bodiedness)을 ‘정상’과 ‘표준’의 몸으로 제시하며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몸들을 배제하고 억압한다.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기존 비판이 억압받는 이 몸들을 ‘인간의 몸’으로 상정했다면, 테일러는 여기에 ‘동물/짐승의 몸’을 추가함으로써 전례 없는 교차성의 사유를 보여준다. <와일드 라이프> (2014)에서 작가는 자신의 나체를 야생동물 사진 책자 지면에 각각 그려 넣음으로써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수나우라 테일러(Sunaura Taylor)

 

장애운동가, 동물운동가 겸 작가. 인간의 동물 이용과 착취 전체에 반대하는 비건 동물 착취 철폐론자로 살고 있다. 이 운동들에 대한 열정을 동력 삼아 활발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선천성 관절굽음증을 가지고 태어났고, 조지아주 애선스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뉴욕대학교 사회문화분석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테일러가 제작한 미술 작품은 CUE 예술재단, 스미스 소니언 예술협회, 버클리 미술 박물관을 비롯하여 미국 곳곳에 전시되었다. 또한 조앤 미첼 재단 예술 기금·문화와 동물 기금의 지원을 받았고, 장애와 예술 두 분야를 아우르는 국제 조직 VSA에서 주관하는 신인 장애예술가 발굴 프로그램 입선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먼슬리 리뷰》, 《예스 매거진》, 《아메리칸 쿼털리》, 《퀴 파를레》 등의 잡지에 기고하고 있으며, 공저로는  『에코페미니즘: 다른 동물들 및 지구와의 페미니즘적 교차』(2014), 『점거하라!: 점령된 미국의 정경』(2011) 등이 있고,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와 가진 대담이 다큐멘터리 〈음미된 삶〉(2008, 애스트라 테일러)의 한 장면으로 삽입되었다. 

 

홈페이지: http://www.sunaurataylor.com/ 

 

*설치 사진은 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