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에서의 하룻밤. 오페라 파르스

슈토 들랏(Chto Delat),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하룻밤. 오페라 파르스〉, 2020, 싱글 채널 비디오, 29min 57sec

우리는 감정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진실이 아닌지는 더 이상 이성적 추론에 달려있지 않고 감정의 지대한 영향성에 달려있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의 변화, 즉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이모티콘과 gif 문화의 출현에서 이러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보통 소셜 네트워크와 개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는 이 언어들은 하나의 이디오그램으로 작동한다. 이모티콘은 얼굴 표정, 흔한 사물, 날씨, 장소, 동물을 비롯해 다른 형태와 매체를 포함한 하나의 장르로 존재하기도 한다

 

슈토 들랏의 영상에서 우리는 가운데에 탁자가 있는 방을 보게된다. 이 공간에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피드를 읽고 몇몇 링크를 따라다니며 외로움에 깊이 빠져있는 한 사람이 있다. 책상 뒤로는 그와 소통하고 뉴스 내용을 영구적으로 구성하고 조작하는 4명의 인식 가능한 이모티콘 그룹이 있다. 책상 아래에는 여러 의견을 내고 콘텐츠를 선택하는 전형적인 러시아 트롤 캐릭터가 앉아있다영상은 SNS 유저가 우크라이나에서 망명 생활을 했던 악명 높은 러시아 기자 아르카디 바브첸코의 살해 소식을 접하며 시작된다. 트롤과 이모티콘의 도움을 받은 유저는 이 사례를 따라 초현실적인 탈 진실(post-truth)의 세계로 뛰어들기 시작한다. 이 여행은 아르카디 바브첸코가 부활하고 그의 죽음은 사실 비밀 경호국의 특별한 작전이었다는 정보를 SNS 유저가 받게 되며 끝난다.

 

Chto Delat (슈토 들랏)

‘슈토 들랏(무엇을 해야하는가?)’은 2003 년 초 페테스부르그에서 정치 이론, 예술, 행동주의를 통합하려는 목적으로 예술가, 비평가, 철학자, 작가가 모여 설립한 단체이다. 예술 활동은 영상과 연극에서부터 라디오 프로그램과 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실현된다. 또한 그들의 작업은예술 프로젝트, 세미나, 그리고 공공 캠페인을 포함한다. 집단 작품의 특징은 소외 효과, 초현실적 풍경, 전형성, 그리고 항상 구체적인 사회 및 정치적 투쟁의 사례별 분석이다. 2013 년, 슈토 들랏은 페테스부르그에 있는 School of Engaged Art 라고 불리는 교육 플랫폼을 시작했고, 더불어 Rosa’s House of Culture 라고 불리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이 단체는 국제적 맥락과의 대화에서 러시아 문화 상황의 정치화에 초점을 맞춘 영-러 신문을 발행해 왔다.

 

* 본 사진은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