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판타지_한국판

정은영, 〈변칙판타지_한국판〉, 2016, 퍼포먼스 기록영상, 1hr 37min 34sec

작가가 극작·연출을 맡고, 대만과 일본, 한국에서 여성국극 전수자인 남은진 배우와 각국의 남성들로만 구성된 게이코러스가 함께 진행한 ‘변칙 판타지’  중 한국 초연 퍼포먼스 기록영상을 <사실, 망지는 죽지 않았다>전에서 소개한다. 여성국극은 근대화의 물결과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서서히 설 자리를 잃어가며 2000년대에 이르러 국가문화기금의 축소, 1·2세대 배우들의 노쇠 등으로 대중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갔다. 연극 <변칙 판타지>는 잊혀져 가던 ‘여성국극’을 다시 무대로 불러들여, 극 자체가 가진 변칙술을 이용해 다양한 ‘경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연은 평범한 30세 회사원 N을 비추며 시작된다. 어느 날 여성국극 ‘춘향전’을 우연히 보게 된 N은 여성국극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이후 자신의 일상을 모두 버린 채 여성국극 배우가 되고자 남역배우 L의 제자로 입문하게 된다. 약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여성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생을 걸었던 N은 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임을 깨닫고 도망치게 된다. 

 

 

정은영

정은영은 1974년 인천에서 출생했고,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한다. 이화 여대와 동대학원, 영국 리즈대 대학원에서 시각 예술과 페미니즘 이론을 공부했다. 이름 모를 개개인들의 들끓는 열망이 어떻게 세계의 사건들과 만나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저항이 되거나 역사가 되고 정치가 되는지에 관심이 있다. 페미니스트-퀴어 방법론을 부단히 재점검함으로써 미학적인 동시에 정치적인 예술 실천이 가능하다 믿는다. 대표작으로 ‘동두천 프로젝트’(2007~2009), ‘여성 국극 프로젝트’(2008~현재) 등이 있으며, 미술, 영화, 공연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일한다. ‘Tradition (Un)Realized’(2014), ‘귀신, 간첩, 할머니: 미디어시티 서울 2014’(2014), ‘불협 화음의 하모니’(2015, 2016), 아시아 태평양 현대 미술 트리엔날레(2015~16), 광주 비엔날레(2016), 타이페이 비엔날레(2017), 상하이 비엔날레(2018), 도쿄 공연 예술 회의 TPAM(2014, 2018), 세렌디피티 아트 페스티벌(2018), 교토 엑스페리먼트(2019),  비엔날레 족자(2021) 등 주로 아시아 지역의 주요 전시를 통해 성장했다. 2013년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2015년 신도리코 미술상, 2018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참여했다.

 

* 본 사진은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작하였습니다.